Sunday, May 10, 2009

초식남을 아시나요?

처음 초식남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채식주의자 남성을 일컫는 일본식 조어 인줄 알았다.

그런데 전혀 아니다. 이 말은 과거 '남자는 말야!!' 라면서 표현되곤 하던 남성상의 정반대의 특징을 가진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예를 들어, 돈이 없어도 여자 앞에서 체면을 살리기 위해 무리한 소비를 하거나, 찻집보다는 술집을 찾고, 연애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제스쳐를 취하며, 패션과 문화같은 것들은 여자들의 관심사라고 생각하는 그런 남자들의 정반대에 위치한 남자들 말이다. 그래서 초식남이 아닌 기존의 남성상을 그대로 실현하는 남자들을 육식남이라고 하기도 한다.


이런 정의가 시작된 것은 2006년 일본의 한 칼럼니스트(여자다)가 한 잡지에서 남성상을 분류해서 소개한 데서 부터 이다.

그런데 정의가 시작된 것이 2006년 부터이지 사실상 이런 신인류(?)가 나타난 것은 더 오래된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느끼는 것은 스무살 무렵에 읽었던 한편의 만화 때문이다

제목은 '고고걸스'라는 일본 만화 였는데, 한 집안의 세 자매 얘기를 다루는 얘기였다.



세 자매 모두 개성이 유별났는데, 그래도 자매여서 그런지 공통점이 있었다.

바로 지금 육식남이라고 일컬어 지는 남자들은 사귀지 않았다는 점이다. 개개인의 차이는 있었지만, 모두 평균보다 초식남에 가까운 남자들이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던 커플은 바로 둘째인 키쿠(여)와 토키와(남) 커플이었다. 어쩔 땐 여자친구의 손가락 하나 정도는 먹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집착이 강하면서도 사랑이란건 언제나 공평한 게임이 아니란 걸 알기에 굳이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는 토키와 그런 토키와에게 왜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느냐고 투정부리는 키쿠의 연애스토리는 꽤나 인기를 얻어 이 커플의 내용만으로도 '맘보걸 키쿠'라는 제목의 연재를 했었다. - 토키와의 그런 내숭에 맘보걸 키쿠쯤에선 이미 키쿠는 괴물이 되어 있을 지경 - 재미있는 것은 이 토키와라는 인물이 바로 작가의 남편을 모델로 해서 만들어 진 것이었다는 것이다.



이런 것을 볼 때 이미 일본에서는 그런 남자들이 꽤 존재했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때 당시에는 그냥 단순히 재미있는 캐릭터에 불과 했지만 이제 '초식남'이라는 새로이 정의된 부류로 다시 태어나게 되었지만.



안타깝게도 고고걸스는 놓치고 말았지만 맘보걸 키쿠는 다행히 소장하고 있다. 능력없었던 젊은 날들이여...oTL

어쨌든 키쿠와 토키와를 창조해낸 나카야마 노리코는 토키와같은 남자들의 이렇게 신인류로 불리우게 될줄 알았을까? ㅋㅋ

3 comments:

shimde said...

지난번에 얘기한 거네요. 저는 계속' 초신남'으로 들었어요. 신식중의 신식남인가 했죠ㅋㅋㅋ

Mini said...

맘보걸 키쿠 재밌죠 ㅋㅋ 마초의 반대쯤 되는 개념인가 보네요.

POETRY said...

네, 마초의 반대 맞습니다~~ 한국에서는 비슷한 개념으로 토이남이라고 있더군요...유희열씨랑 비슷한 남자들을 일컫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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